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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남 하철양은 못말려>두근 두근 첫 만남...100일 기념 풀 스토리 오픈!
    유새댁은 못말려~/※유새댁은 못말려※ 2012. 9. 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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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 서방 손바라보기만 해도 든든해지는 우리 서방 '손'입니다.

     

    오늘은 서방과 내가 만난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벌써 그렇게 되었다니, 시간 참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훗..

     

    "소개팅이여?"

    나를 며느리로 삼고 싶어하는 실장님이 드디어 나를 놓아주신다며 소개팅을

    주선하셨다. 그게 서방과 나의 만남이 된 인연이었다.

    소개팅은 정말 번개불에 콩 볶아먹듯이 추진되어 일주일만에 성사되었다. 

    그날, 어찌나 떨리던지 당시 위계양을 앓고 있던 나는 긴장된 탓에 다시 위가 아파와서 만남의 장소로 가던 도중에도 '돌아갈까?' 하는 생각까지했다.

    한편으로는....또.. 괜찮을까......였다...그래도 믿었다. 시어머니가 될 뻔? 했던 실짱님의 눈썰미와 직감을. 

    "괜찮은 사람이야. 여자한테 하는 것도 제대로 배웠고, 생각도 괜찮아. 회사에서도 "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데~"

     

     

    "도착하셨어요?"

    "네, 지금 지하철 내렸어요."

    "그러세요? 그럼 몇 번 출구로 올라오세요."

    "네.."

     

    만남을 갖기전에 몇 번의 통화와 문자를 했음에도 이 떨림은 어쩔 수가 없었다.

    몇 번 출구였지? ㅋㅋ

    계단을 올라갔다. 하나, 둘...

    저기 위에도 꽃을 들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완죤 민망;;;

    어떻게 하지 정말 저 사람일것 같은데...

    역시 100%였다.

    왜 드라마에서는 꽃주면 여자들 되게 좋아하잖아.

    좋긴한데 첫만남에 꽃을 받으면 민망하다고. 이 꽃을 어떻게 들어야할 지도 모르겠고,

    사람들이 어떤 시선으로 볼 지 막 신경쓰이고. 부끄러워.히잉~

    (아! 그게 무슨 꽃이었는 지는 쫌 있다가..)

    근데 이게 무슨 꽃인지 모르겠는거야. 엄청 화려해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수수 하지도 않고. 난 꽃을 잘 모르니까.

    울 서방은 계단에 오르는 어떤 여자가 있었는데 딱 나인 줄 알았다고 했다. 어색해 하는 모습으로 알아봤다고. 그런데 그때부터 서방은 내가 마음에 들었데. 본인 여자로 만들겠다고 생각했다나 뭐라나. 콩깍지가 단단히.ㅋㅋ 

     

    그렇게 나는 처음 만난 그 분과 함께 낯선 분당 시내에서 만나 깔끔하게 정돈된 한정식집으로 들어갔다. 아! 오해마시길.

    그전부터 위궤양이라 너무 아파서 병원 치료중이었으니까.

    서방도 그때는 되게 고민 했다고 하더라구. 죽만 먹는 나에게 정말 죽집을 데려갈 수도 없고, 그래도 소개팅인데 좋은 곳 데려가고 싶고 말이지. 본인이 멘토라고 생각하는 선생님이 본인이 아는 한정식집을 추천해 주더래. 그래서 그곳을 예약했데.

     

    예약된 자리는 생각외로 좋았다.

    큰 연못이 잘 꾸며져 있었고, 그곳을 지나다니는 가족들. 서울과 달리 조용한 무엇인가가 있었다.

    자리에 앉자 서빙하지는 언니야들이 왔다.

    "어머, 꽃이네"

    "이거 수국꽃이잖아?"

    "아, 이게 수국꽃이에요?"

    "에고, 내가 말 실수를 했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라 금방 알아봤지요."

     

    이후 꽃이야기를 회사에서 했더니 완전 좋았겠다고 부러움을 샀고, 이후 울 서방은

    '수국씨'가 되었다. 요즘에도 물어본다.

    "수국씨는 잘 지내시니?"

     

    코스로 음식이 나오고 처음 본 그 분은 물을 따라주는데 정말..

    어쩜 그렇게 손을 떠는지. 본인은 모르는 듯 했다. 왠지 귀여운데?ㅋ

    귀여운 것도 잠시, 나는 처음 가본 한정식집. 그렇게 많은 양이 나올 지 몰랐다. 정말 예전에 나였다면 미친듯이 쓸었을?텐데..ㅠㅠ 그당시는 아파서 많이 먹지도 못하고.

    그렇게 엄청난 양을 남기고 홀연히 우리는 나왔다. 알고보니 내가 아파서 못먹는데

    본인이 맛있게 많이 먹으면 내가 힘들어 할 것 같았데ㅠ 울 서방 완죤 멋있어 정말ㅠ

     

    난 좀 걷자고 했다. 유독 걷는 걸 좋아하는 나는 꼭 함께 걸어봐야 직성이 풀리니까.

    분당의 거리는  나무도 많고 깨끗했다. 그때부터 였나보다. 분당에 미래의 터전을 삼고 싶어하는 이 마음은.ㅋㅋ

    주변 환경도 한몫했다. 처음보다 조금은 친해진 상태로 카페로 갔다. 난 센스있는 여자니까.ㅋ 커피는 내가.ㅋㅋㅋㅋ

    난 과일 주스를 먹었고 서방은 커피를 먹었지? 아마?

    참 많은 예기를 나눴다.

     

    옛날 아주 먼 옛날, 내가 23살 때 나랑 딱 열살 나는 사람이랑 소개팅을 한 적이 있었다. 예기도 통하지도 않고 정말 내가 생각하는 30대가 아니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난 30대에 대한 환상만을 품고 있었는데 이 사람은 나와 예기도 잘통하고 정말 내가 원하는 30대의 남성이었다. 그래도 한 번에 정하기에는 나의 상처가 아물지는 못했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참 빨리 갔다. 이런 저런 예기를 하는데 어떤 예기든지 먼저 소재를 꺼내주어 나를 편하게 해주었다. 소개팅이 원래 이런 거였나?

    이것도 후일담으로, 본인이 해줄 수 있는 건 편안함 밖에 없었다더라. 그래도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했데...

    원래는 점심먹고 차마시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벌써 시간은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많이 못 드셔서 어떻게 해요?"

    "괜찮아요. 저 원래 요즘 아파서 조금밖에 못 먹어요."

    "그래도..그럼 저녁까지 먹고 가시죠. 제가 걱정되서 못 보내겠습니다. "

    "아...근데 뭘 먹어야..."

    둘다 고민하는 사이 우리 눈에는 '본죽'이 보였다.

    "그럼 혹시 죽이라도..."

    "죽 괜찮으시다면 죽 먹으러가죠"

    "그래도 괜찮으신가요? 전 아파서 요즘 죽을 먹기는 하는데.."

    "괜찮아요. 저도 죽 많이 먹어요."

    참 웃기게도 우리는 첫 만남 저녁을 죽으로 먹었다. 하하하

    난 조금 먹는다고 해놓고서는 죽을 한그릇 다 비우고, 나때문에 조금 먹었던 울 서방도 한그릇 뚝딱 하더라.

    밥먹고 말해줬었나? 꽃의 사연을...

    꽃집에 가서 이렇게 말했데.

    "아주 소중한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부담스럽지 않게 너무 화려하지도 너무 수수하지도 않은 거 뭐 없을까요? 그 사람보다 눈에 띄지 않는 것으로요."

    아악!!!!!!!!!!!!!!!!!!!!! 닭살이지만 좋다~~~

     

    그렇게 우리는 아쉬운? 만남을 뒤로 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버스를 타고 20분 동안 처음 만나고 저녁 먹고 집에 갈 때까지의 상황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너무나 좋은 사람이었다. 제일 신경 쓰였던 건 역시 나이. 어떻게 해야할까. 나이만 아니면 정말 괜찮은 것 같은데.. 내 마음은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우리 서방을 선택했는지 궁금하시다면? 몇일만 기다려 주세요.ㅋㅋ금욜날 업뎃하겠습니다.ㅋㅋ 100일 기념으로 첫만남부터 쭈욱 상세하게 연애 이야기를 풀 예정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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