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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의 휴식 3. 토방 미안해
    유새댁은 못말려~/※유새댁은 못말려※ 2016. 1. 6.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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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낳고 엄청 싸웠어요."

    출산 하기 전에 먼저 출산과 육아를 하고 있는 함께 일했던 언니에게 잘 지냈냐고 물었더니 나에게 답한  한마디다. 

    왜 싸우지? 하고 생각했다. 그때는 출산 후에 이렇게 힘들어 질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으니까. 






     

    6월 말에 출산하고 9월에 넓은 집으로 이사한 후부터 우리의 분열은 시작됐다.

    친정에서 나와 똘망이를 키우는 그때부터였다.


    항상 우리 싸움(?(의 주제는 그거다. 레파토리는 똑같았다.


    "너 임신했을 때보다 더 예민해진 것 같애! 달라졌어! 무서워서 무슨 말을 못하겠어!"

    "당연하지! 힘들다고! 임신했을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으니 오빠말 모든 걸 내가 이해해줬겠지! 지금은 아니야!."



    난 무엇이 힘들어서 이렇게 변했을까 생각해봤다.


     첫번째로는 분유먹이기와 젖병 씻기다. 

    위가 작은 아들 때문에 남들은 분유텀이 2~3시간일 때도 아주 조금씩 1시간에 1번씩 분유를 태워먹였고,

    이제 3~4시간 텀일 때 나는 2시간에 1번씩 분유를 먹였다.  그럼 나타나는 현상은 젖병이 엄청 나온다는거.

    친정에 있을 때는 엄마가 씻어줬지만 신랑이 퇴근하기 전까지 젖병이 모자르기 때문에 내가 씻어야 하는게..

    그게 참 힘든거거든.

    젖병 8개 세트를 씻으면 언 20분이 훌쩍이다. 언니말처럼 설거지 한 번 하는 거랑 똑같은 체력소모가 든다.




    두 번째는 잠 부족이다. 

    백일이 지나고 부터는 아들은 오후 8시, 10시, 12시. 자는 시간과 상관없이  새벽 4~5시에 일어났다. 

    잠깐 자다가 분유먹이고 또 잠깐 자다가 새벽에 깨는 것이다. 신생아때는 그렇게 새벽에 잘 깨지도 않고 분유먹더니

    저차 날이갈 수록 새벽에 잠을 재우지 않았다. (다행히 요새는 새벽에 깨도 재워버리면 잔다.ㅋ)

    마침 내가 젤 힘들 때부터 우리 토방도 바쁘고 아픈게 겹쳐 병원다니고 늦게 들어오기 일쑤. 아....엄마말이 맞았다.

    자식이 얼굴을 알아보기 시작하면 그렇게 잠이 온다더니 딱 그모냥이었다.



    세 번째는 체력의 한계

    아이의 몸무게는 늘어나고 아직 아들과 제대로 못 놀아주는 나라는 엄마는 무조건 아기띠와 어부바가 전부였다.

    울기만 하면 아기를 업고 안고 하니 내 몸이 가만히 있겠는가. 아이보는게 힘들어 하루에 5~6끼를 먹고나니

    남는건 엄청난 체중이다. 나의 체력이 한계가 보였다.

     


     이렇게 나는 쌓이고 쌓인 피곤으로인해 토방을 보는 눈이 달라졌던 것이다. 

    솔직히 정말 체력적으로 힘든 일을 하고 있는 토방님. 머릿속으로는 이해 되지만 막상 육아에 지쳐 버린 내 마음 속에는

    다 핑계로 보였다. 


    "힘들지? 아니야. 내가 할께."

    이렇게 말하면서도 잠시나마 쉬고 있는 토방을 보면 막 화가났다.

    "쉬라며. 근데 왜 또 삐져있어~

    그럼 또 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또 어떤 때는 짜증 또 짜증 부리기. 

    "도대체 나는 언제 쉴 수 있는 거냐." 

    일끝나고 돌아온 남편의 한마디. 진짜 쉬려고 하면 울고  짜증내고 하니 편하게 쉴 수가 없다고. 


    "넌 꼭 내가 이정도까지 하는데 쉰단말이야?" 하는 생각으로 나를 대하는 것 같아."

    맞는 말이다. 100일이지나 제대로 손탄 아기가 됐을 때는 정말 내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으니까. 

    매일 몸살약과 진통제를 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왜 진작 지금처럼 병원을 갈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모든게 싫었다.

    토방이 체력적으로 힘든건 알지만 내가 해달라는 일을 바로 해주지 않을 때도 그렇고, 

    나는 애보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컴퓨터를 하는 모습도 짜증났고,(사실 남들보다 육아에 참 많이 도움을 주고 있는데도 내 마음은 그랬다무엇인가에 고치는거에 인색했던 그의 손도 보기 싫었으며, 항상 뭐든지 해줄께가 아닌 해줄까? 하고 의문문으로 묻는 대화조차 너무나 싫었다. 묻긴 왜 물어? 하는 마음 뿐이었다.


    남편에게 이런 예기까지 했다.

    "혼자 살고 싶어. 그럼 당신도 편할테니까."

    내가 예민해져서 막말을 내뱉는 나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 잔소리가 더 많아진 토방때문에 한 말이었다. 

    그놈의 귤껍질이 뭐라고. 귤껍질이 여기저기 나오니 

    "귤!!껍질!!!!!"하고 소리를 지르는게 아닌가. 

    나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싸웠지만 항상 서로 그냥 사과하고 끝나는 우리기 때문에 그냥 이 싸움은 끝나거려니..

    단, 나의 마음이 달라지지 않는 한 싸움은 끝날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베프를만났다. 

    5~6시간동안의 수다 후...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수다 떠느라 스트레스가 좀 풀린 듯)

    내가 정말 남편을 이렇게 생각했단 말인가. 이렇게 결혼에 대해 회의를 시작했단 말인가. 

    진정 나는 결혼이란 것에 후회하고 있었던 걸까..

    육아란 건 정말 생각이상으로 힘든 일이었다. 


    친구를 만나고 얼마 뒤 우리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했다. 

    아마 스트레스가 좀 풀려서 였던 것 같다. 토방의 말이 귀에 들렸던 걸 보면.

    "난 요즘 니말에 너무 많이 상처받아. 결혼 초에는 다 응원해주고 긍정적으로 말해주더니 요즘엔 다 마음에 들지 않고, 그말은 위로가 되지 않아 그런 말 하지 말아. 그렇게 하면 안된다 왜 그런식으로 하냐....  당신이 나에게 하는 대화는비난이 전부야"


    "미안. 나는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솔직하게 말해서 내 속을 풀어버리자.  생각해서 말한 것 뿐인데

     그게 그게 상처가 될 줄은....내가 내맘 풀자고 토방한테 상처를 줄 줄은 몰랐어."


    나는 진심으로 나에게 놀랐다. 이렇게 변해버린 나. ebs에서 위기의 부부들을 보여주었을 때  내가 봐도 아내가 좀 심했다고 생각했던 행동들을 내가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솔직하게 말해서 아니 신랑을 비난하면서 내 속을 풀었던 것이다. 


    진지한 대화를 한 후 몇일이  지났다. 또 다시 돌아온 나의 휴식시간. 동네 던컨도넛에서 커피와 도넛을 먹으며 책을 읽다가 눈물을 흘렸다. 너무 미안해서. 자꾸 생각하게 되었다.

    항상 토방은 나를 위로하려고 했다. 그는 진짜 나에게 뭐든지 해주려고 했지만 내가 마음이 힘들어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것이다.  혼자 엉엉 울고 난 후 토방이 좋아하는 도넛을 사가지고 가서 말했다.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내가 잘못했다고. 당신의 진심을 나쁜맘으로 착각하면서 받아들였다고. 


    솔직히 요즘도 가끔씩 흉아닌 흉을 보지만 결혼을 후회하거나 토방을 비난하지 않는다.

    토방도 나의 변화로 인해 예전 나의 님으로 돌와왔고 나의 지저분함은 유**병이라는 칭호로 변경해서 비웃었다.

    잔소리도 확 줄었다. 역시 내가 변해야 상대도 변하는 듯.


    오늘은 병원가는 길에도 걷고 오는 길에도 꽤 많은 시간을 걸었다.

    집에 거의 다 와서 말했다.


    "토방~ 사랑해~"

    "어! 나도 사랑해." 

    장난스런 그의 말.

    "진지하게 해라."

    "어~나도~사랑해~"

    풋. 이렇게 결혼 3년차가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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